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추억공간 아름다운 추억의 결정체 엔젤스톤

천국으로의 편지

우리 꿀단지
  • 작성일2023/09/12 19:52
  • 조회 99
날이란, 참 빠르구나.
네가 죽은 지도 어느덧 한달이 지났구나.

잘 지내고 있니?
아빠는 네가 불현듯 보일 때가 있다. 오일 전에는 네가 시름시름 앓는 음이 들렸고
이틀 전에는 네가 젊은시절의 한 모습이 보였고,

어제 꿈에는 네 모습이 튼실한 살로 가득한 네 신체를 보았다.

단지야.
세상에서 고생 많았지?
목줄을 늘 감고 다녀야했고,
마음대로 외출도 못했으며
식욕도 원대로 할 수 없었지.

그래~~~
이왕 이리된거
그 세상이 더 나을 거다.
너는 네가 주체가 되어 너를 다스리고
너를 이용하며 너를 사랑할 테니까.

그치만
이 세상이 있었던 인연으로 우리와 함께 있었던 시간은 잊지말거라.
그것이 네 전생의 여러 삶들을 더욱 다채롭게 할 테니까.

단지야.
너를 개로 보고싶다.
요키 너,
내 말을 지겹게 안 듣던 너.
그렇지만 내 맘을 알던 너.
이유없이 사랑한다. 
그런 까닭으로 한달의 기일에 이렇게 편지를 보내지않니?

너는 어렸을 때는
조용히 집안의 분위기만 살폈어.
그 다음으로는 줄기차게 빨빨거렸지. 당시에 옥상이 넓은 단독주택에 살았던 게 너한테는 좋은 일이었어.

그 다음으로
네 나이 중년 이후로는 
나는 정말 너에게 미안해.
아파트로 이사온 뒤로는
이런 저런 일로
네 외출에 제대로 한번 동행하지 못했으니까.
그 원인으로 네 관절이 그리 
늙어 약해졌는지 몰라.

.... 다른 얘기하자.
꽃피는 봄날,
우리 식구들은 양평으로 놀러를 갔지.
정양용 유적지가 있는 곳이었어.
너는 늘씬한 몸으로 바위 위에서 포즈를 취했지.
그 사진을 기반으로 언니가 네 그림을 수채화로 그렸단다. 너도 알지?
네 그림은 거실에 커다랗게 있단다.

단지야? 꿀단지야 오늘 이후로
너는 천국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.

음~~~
왠지 내 느낌이 그래~
그 느낌이 확실할 거 같아.
단지야~~?
그럼 오늘은 그만 바이바이.

이리와 임마~
뽀뽀해야지.
그래 
옳지.
또 보자.

잠시 인간일 수도 있는 너희 아빠가 ~~~